또 그 얘기야? 이제 그만 상처 받을 때도 되지 않았어?
너무 예민해, 신경 좀 쓰지마~
다른 사람도 다 힘들어. 너만 힘든 게 아니야.
한심하다. 언제까지 그렇게 멘탈이 약해서 되겠어?
남의 말 신경 쓰지 말고 무시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여러분들은 이러한 말들을 자주 들으시는 편인가요? 예민한 사람이라고 들었을 때, 불편감을 느끼신 적이 있으셨나요?
아래의 검사는, 초예민성 개념의 선구자인 일레인 아론이 개발한 검사입니다. HSP는 Highly Sensitive Person의 약자로 매우 예민한 기질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어떤 분들은 '13개 정도면 그렇게 예민한 편이 아니지 않나요?' 라고 하시는데, 이 검사는 '예민하다, 예민하지 않다'의 의미가 아니라, 얼마나 예민한지의 정도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13개를 체크하셨으면, HSP 중 가장 덜 예민한 최하위에 속하는 것이고, 23개의 문항 모두를 체크하셨다면, HSP 중에서도 최상위로 볼 수 있습니다.
⊙ HSP 검사 : 나는 얼마나 예민한 사람일까?
나는 얼마나 예민한 사람일까? (출처 :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 | |||
NO. | 문항 | 그렇다 | 아니다 |
1 | 나는 주위에 있는 미묘한 것들을 인식하는 것 같다. | ||
2 | 다른 사람들의 기분에 영향을 받는다. | ||
3 | 통증에 매우 민감하다. | ||
4 | 바쁘게 보낸 날은 침대나 어두운 방 또는 혼자 있을 수 있는 장소로 숨어 들어가 자극을 진정 시킬 필요가 있다. | ||
5 | 카페인에 특히 민감하다. | ||
6 | 밝은 빛, 강한 냄새, 사이렌 소리 같은 것들에 의해 쉽게 피곤해진다. | ||
7 | 풍요롭고 복잡한 내면 세계를 지니고 있다. | ||
8 | 큰 소리에 불편해진다. | ||
9 | 미술이나 음악에 깊은 감동을 받는다. | ||
10 | 양심적이다. | ||
11 | 깜짝 깜짝 놀란다. | ||
12 |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일을 해야 할 때 당황한다. | ||
13 | 사람들이 불편해 할 때 어떻게 하면 좀 더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지 안다. | ||
14 | 사람들이 한번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 짜증이 난다. | ||
15 | 실수를 저지르거나 뭔가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 ||
16 | 폭력적인 영화와 TV 장면을 애써 피한다. | ||
17 | 주변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 때 긴장을 한다. | ||
18 | 배가 아주 고프면 강한 내부 반응이 일어나면서 주의 집중이 안되고 기분 또한 저하된다. | ||
19 | 생활의 변화에 의해 동요된다. | ||
20 | 섬세하고 미묘한 향기, 맛, 소리,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즐긴다. | ||
21 | 내 생활을 정돈해서 소란스럽거나 당황하게 되는 상황을 피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 ||
22 | 경쟁을 해야 한다거나 무슨 일을 할 때 누가 지켜보고 있으면 불안하거나 소심해져서 평소보다 훨씬 못한다. | ||
23 | 어렸을 때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내가 민감하거나 숫기가 없다고 생각했다. |
※ '그렇다'가 23개 문항 중 13개 이상이면 매우 예민한 기질을 가진 사람일 확률이 높습니다.
위 링크는 과학 간행물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작성한 테스트입니다. 한번 들어가서 해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 HSP의 세 가지 특성
1 ) 초감각
HSP의 신경계는 태어날 때부터 굉장히 민감하게 날이 서있습니다. 오감을 관장하는 감각 처리 기관의 민감도가 높기도 하지만, 그만큼 정보를 받아들이는 감각이 예리하게 트여 있어, 다른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더 깊은 수준까지 습득하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HSP들은 어릴 때부터 기본적으로 영민한 머리를 갖추고 있는 편입니다. HSP들의 감각 처리 기관은 그야말로 스펀지 같아서 주변의 모든 자극을 흡수하려고 합니다. 심리학자 린다 실버만은 연구를 통해서 감각 처리기관의 민감성과 선천적 영민함이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HSP들의 이러한 초감각은 항상 쾌적하고 편안한 환경을 지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좀 더 안락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정보들에 굉장히 민감합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HSP들은 웰빙에 관심이 많고, 자기 관리를 잘 하는 편에 속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불쾌하고 불편한 환경에서는 남들보다 더 몇 배로 힘들어 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소진돼어 번아웃에 빠지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되려 제삼자가 보기에는 게으르고 굉장히 둔한 사람으로 비춰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2) 초감정
HSP들의 민감성은 감정에서도 나타납니다. 그들은 긍정적 감정이든, 부정적 감정이든 굉장히 강하고 깊게 빠져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엇 하나에 빠지면 광적으로 몰입합니다. 사랑이 '확'불타올랐던 것처럼, 식을 때도 '확' 식어버리기 쉬운건데요. 좋을 때는 몰입하고 집요할 만큼 좋지만, 싫을 때는 견디기 힘들 만큼 상대방이 싫어지는 것입니다.
이 초감정의 특징은, 자신의 감정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도 쉽게 영향 받고, 감정을 잘 인지합니다. 심지어는 드라마 속에 나오는 주인공이 고통받는 장면조차 보는 것을 힘들어하고, 마치 내가 겪는 것처럼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눈치가 굉장히 빠르고 감정적인 캐치가 빠르기 때문에, 비상해질수 밖에 없습니다. 좋고 편안한 환경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헤아릴 줄 아는 센스 넘치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지만, 반대로 힘든 환경 속에서는, 남들의 눈치를 살피다가 스트레스와 번아웃이 와서 쉽게 무기력해지거나, 다른 사람들의 고통까지 떠안게 되버리는 최악의 결말을 맞이합니다.
3) 심미안
HSP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주관과 잣대가 강하고 호불호가 분명합니다. 이러한 부분이 미적인 감각에서도 나타나는데요. 오감이 관여하는 수많은 문화와 에술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고, 음악이나 그림, 영화, 책 등을 감상하거나 스스로 창작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깊은 수준까지 빠져 들어 감동과 흥분감을 느낍니다. 이들의 민감성이 디테일한 부분까지 식별이 가능해지고, 내면의 깊숙한 부분까지 건드릴 수 있게 되는 것인데요.
심리학에는 하나의 공식이 있다고 할 수 있어요.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들과 함께할 때 내 마음이 치유되고 내면의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인데, HSP들은 과부하가 쉽게 오기 때문에 잦은 휴식과 주기적인 쉼을 가지면서 심미안을 충족시키는 취미생활, 책이나 영화를 보며 감상을 나누고 공유하는 활동이 아마 정신 건강에 매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일부 민감한 기질을 가지신 분이나, 민감하신 분들이 상담실에 자주 찾아오시는데요. 통계에 따르면, 다섯 명 중 한 명은 민감성을 타고 나며, 상담실을 찾아오는 내담자들의 50%가 민감성 기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까탈스럽고 예민한 사람, 멘탈이 약한 사람, 속이 좁은 사람들로 자신을 규정하고 오는 경우가 있어요. 혼자 유별난 사람으로 취급 받아 자신의 상처나 속이야기를 감추고, 감정까지도 억누르다가 정서적 지침과 함께 신체적으로도 지쳐서 오시기도 하구요.
끊임없이 타인의 상황, 감정, 기분 등 이러한 것들만 챙겨주다가 영혼이 탈탈 털려 돌아와 쓰러지는 분들도 있으실거고, 자신은 항상 듣는 입장에만 있어서 소외감을 느끼고, 자신의 감정이나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분들도 많으실 거란 생각이 들어요.
유별난 것이 아닌, 민감하고 캐치력이 뛰어난 분들이니, 이글을 읽고 조금이나마 위로를 얻어가셨으면 좋겠어요.HSP 테스트도 한 번 해보셔서 자신에 대해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또 자신을 향한 포용이 있어 타인을 품어주듯이 자신 또한 품어주셨으면 좋겠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과 구독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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